
좋은 문장을 쓰고 싶다는 마음과, 실제로 좋은 문장을 쓰고 있는가는 다른 문제입니다.
많은 작가들이 퇴고할 때 이 질문 앞에서 멈춥니다. 내 글이 너무 어렵지는 않은가. 문장이 지나치게 길어진 건 아닌가. 독자가 중간에 지치지는 않을까. 감으로는 느껴지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Blankr는 이 질문에 수치로 답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이름은 K-LIX입니다.
가독성(readability)을 수치화하려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1940년대 미국에서 만들어진 Flesch Reading Ease, LIX, SMOG 지수 같은 것들입니다. 공통적으로 묻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이 글이 얼마나 쉽게 읽히는가.
그런데 이 지표들은 영어를 기준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영어는 단어와 단어 사이에 공백이 있고, 음절 수로 단어의 복잡도를 측정합니다. 한국어는 다릅니다. 어절이 단위고, 조사와 어미가 결합하며, 같은 뜻이라도 표현에 따라 길이가 크게 달라집니다. 영어 기반 지표를 한국어에 그대로 적용하면 어딘가 어긋납니다.
K-LIX는 처음부터 한국어를 위해 설계했습니다.
K-LIX는 두 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계산됩니다.
하나는 문장 평균 길이입니다. 전체 어절 수를 문장 수로 나눈 값입니다. 문장이 길수록 독자는 더 많은 것을 한 번에 처리해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긴 어절의 비율입니다. 6자 이상의 어절이 전체에서 얼마나 차지하는가입니다. 어절이 길다는 것은 그만큼 복합적인 정보가 하나의 단위에 압축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이 두 값을 결합해 나온 숫자가 K-LIX 점수입니다. 짧고 명료한 문장은 낮은 점수를, 길고 밀도 높은 문장은 높은 점수를 받습니다. 형태소 분석 없이 실시간으로 동작합니다. 글을 쓰는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 지금 이 순간의 글이 어떤 상태인지 바로 볼 수 있습니다.
| 점수 | 읽힘의 수준 |
|---|---|
| 25 미만 | 누구나 빠르게 읽을 수 있는 글 |
| 25 ~ 35 | 편하게 읽히는 일반적인 글 |
| 35 ~ 45 | 약간의 집중이 필요한 글 |
| 45 이상 | 정보 밀도가 높은 전문적 글 |
이 숫자는 글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장르와 목적에 따라 적절한 가독성은 다릅니다. 빠르게 읽혀야 하는 웹소설과, 정확성이 중요한 역사소설은 다른 기준이 필요합니다. K-LIX는 방향을 제시하지, 정답을 내리지 않습니다.
다만 이것은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글이 어느 쪽으로 향하고 있는지.
퇴고는 원래 막막합니다. 어디를 고쳐야 할지 알 수 없고, 고쳤는지 안 고쳤는지도 확신이 없습니다. K-LIX는 그 막막함을 조금 좁혀줍니다. 점수가 예상보다 높다면 문장을 끊어볼 수 있고, 어절이 불필요하게 길어진 곳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글을 더 잘 쓰는 가장 빠른 방법은, 지금 쓴 글이 어떻게 읽히는지 아는 것부터입니다.
글을 더 잘 쓰는 가장 빠른 방법, 읽히는 글인지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