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철학

빈 화면 앞에서 시작하는 작가들을 위한 에디터, 블랭커(Blankr)

Blankr Team on 2026. 4. 25.
빈 화면 앞에서 시작하는 작가들을 위한 에디터, 블랭커(Blankr)

빈 화면 앞에서 시작하는 작가들을 위한 에디터, Blankr

소설가든, 시나리오 작가든, 에세이스트든. 모든 저술가의 시작은 결국 같습니다. 하얗게 비어 있는 화면 앞에 앉아, 깜빡이는 커서를 마주하는 일.

그 침묵은 두렵기도 하고, 가끔은 설레기도 합니다. 아직 아무것도 쓰지 않은 상태, 즉 모든 것이 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순간을 도구가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에는 이미 훌륭한 메모 앱과 문서 작성 도구들이 많습니다. 예쁘고 쉬운 생산성 도구들도 넘쳐납니다. 그런데 막상 수십만 자의 긴 이야기를 엮어내야 하는 작가들에게 그 도구들은 조금씩 아쉬웠습니다. 무거워서 글쓰기의 흐름이 끊기거나, 너무 단순해서 방대한 설정과 씬들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반대로 너무 복잡해서 정작 글에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이 지점에서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정말 작가만을 위한, 글쓰기의 본질에 밀착된 도구란 어떤 것일까?"

Blankr는 그 질문에 대한 우리의 답입니다. 백지(Blank)를 채워가는 모든 작가(r)들을 위해 만든, 저술 전문 에디터입니다.

1. 글쓰기의 흐름을 끊지 않는다

작가는 문장을 쓰는 사람이기 전에, 생각의 흐름을 타는 사람입니다. 그 흐름이 끊기는 순간 — 커서가 튀거나, 한글 조합이 한 박자 늦거나, 아주 미세한 지연이 느껴지는 그 순간 — 머릿속에 가까스로 잡혀 있던 문장이 사라집니다.

Blankr가 가장 먼저, 가장 오래 매달린 것은 화려한 기능이 아니라 에디터 코어의 절대적인 안정성이었습니다.

ProseMirror 기반으로 직접 깎아낸 코어 엔진은 한글 타이핑 조합의 무결성을 지킵니다. 백그라운드에서 동기화가 일어나든, 문서의 구조가 바뀌든, 타이핑하는 그 순간만큼은 에디터가 공기처럼 느껴져야 합니다. 존재하지만 느껴지지 않는 것. 좋은 도구의 조건입니다.

2. 작가의 사고 구조에 맞게 조직된다

장편 소설이나 시나리오는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가 아닙니다. 권과 장이 있고, 수많은 씬과 인물 설정, 플롯 노트들이 유기적으로 얽힌 거대한 건축물입니다.

기존의 도구들은 '폴더 안의 파일'이라는 오래된 방식을 강요했습니다. 파일 시스템의 논리가 작가의 논리를 대신했습니다. Blankr는 다릅니다. 그룹과 문서가 무한히 중첩될 수 있는 트리(Tree) 기반 구조를 채택했습니다.

'1권 → 1장 → 1씬'의 전통적인 방식을 원하는 작가도, 시간순으로 조각글을 쌓아가는 작가도, 인물별로 씬을 분류하는 작가도 — 어떤 방식이든 작가의 사고 흐름이 기준입니다. 구조가 작가에게 맞추는 것이지, 작가가 구조에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3. 원고는 작가의 것이다

작가의 원고는 세상에서 가장 사적인 자산입니다. 클라우드 서버에 장애가 생겼다고, 인터넷이 끊겼다고 글을 쓸 수 없다면 — 그것은 진정한 저술 도구가 아닙니다.

Blankr는 로컬 우선(Local-First) 원칙을 따릅니다. 타이핑하는 모든 텍스트는 당신의 기기에 가장 먼저, 가장 안전하게 저장됩니다. 비행기 안이든 인터넷이 닿지 않는 카페든, 연결 걱정 없이 쓸 수 있습니다. 온라인 상태가 되면 백그라운드에서 조용히 클라우드와 동기화될 뿐입니다.

데이터가 먼저 당신의 것이어야, 비로소 당신의 글입니다.

4. 필요한 도구만 조립한다

글쓰기의 방식은 작가마다 다릅니다. 철저한 맞춤법 교정이 필요한 사람이 있고, 플롯 보드가 필요한 사람이 있습니다. 할리우드 시나리오 포맷이 필요한 사람도 있고, 조용히 글만 쓰고 싶은 사람도 있습니다.

모든 기능을 하나의 에디터에 욱여넣는 대신, Blankr는 플러그인(Plugin) 시스템을 선택했습니다. 핵심 에디터는 가볍고 빠르게 유지하되, 국어사전, 포맷 변환(ePub, DOCX), 문체 분석, AI 보조 같은 도구들을 필요에 따라 조립할 수 있습니다. 쓰지 않는 기능은 존재하지 않아도 됩니다.

마치며

Blankr는 당신의 글을 대신 써주지 않습니다. 버튼 하나로 베스트셀러를 만들어주는 것도 아닙니다. 픽션을 만들어내는 작업실에 어떠한 '허구된 자동화'도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Blankr는 묵묵히 당신의 문장을 담아냅니다. 앞뒤가 어긋난 지점을 짚어주고, 길을 잃지 않도록 구조를 잡아주며, 당신이 쓰는 동안 최대한 투명하게 존재합니다.

텅 빈 하얀 화면. 이제 두려워하지 마세요. 당신만의 진짜 이야기를 시작할 시간입니다.

Blankr는 현재 소규모 테스트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술가,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를 위한 에디터에 관심 있으신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